주차 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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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디지털 카메라 동호회 사이트에 두 바퀴가 펑크나고 옆 문이 찌그러진 자동차 사진이 올라왔고, 회원들의 추천을 받아 소위 말하는 일면에 오른 것을 보게 되었다. 사연인 즉슨, 밤늦게 아파트 주차장으로 들어왔더니 지상에는 주차 공간이 없었고, 지하 1층도 꽉 차 있었으며 지하 2층에는 자리가 비어 있었으나 아이가 잠들어 있었고 짐이 많은 관계로 주차 공간이 아니지만  초보 운전자가 아닌 이상 다 빠져나갈 수 있겠다 판단이 되는 곳에 주차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하룻밤 자고 일어나 나와보니 자신의 자동차가 그런 테러를 당했다고 하는 것이다. 그 밑에 댓글들이 달렸는데, 하나같이 맘 아프시겠어요... 그런 놈은 꼭 잡아야 합니다.... 등의 위로 글이 대부분이었다.

난 도대체 그런 사진을 올려서 그 사람이 얻을려고 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
자기가 잘못하긴 했으나 자기 자동차가 그런식으로 당한 것은 억울하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범인의 사악함을 알리고 본인의 행동이 어쩔수 없었다는 것을 인정받기 위함이었을까?

가끔 주차장에 가 보면 정말 주차예절이라고는 털끝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차들을 발견할 때가 있다. 어쩜 저렇게 자기만 생각하고 주차할 수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면서 도대체 저렇게 주차하는 사람들의 머리속에는 어떤 생각들이 가득차 있을까라는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그런데 오늘 디지털 카메라 동호회의 사진과 글을 본 후 그런 사람들 머리속에는 어떤 생각들이 들어있는지 대충 짐작이 가기 시작했다.

살다보면 참 여러 가지 종류의 인간들을 만나게 되는데, 내가 생각하는 상식과는 전혀 다른 가치관과 상식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면 당황스럽다. 내 상식으로는 아무리 짐이 많고 아이가 잠들어 있었어도 잠시 주차 후에 다시 내려와서 지하 2층에 주차를 하는 것이 맞다. 그 시간에 지하 2층에 주차하는 사람들은 모두 바보들이 아니지 않는가? 모두가 지키기로 약속한 룰이 있다면 그것만큼은 지켜주면서 살아가야 한다.

펑크를 내고 옆문을 찌그러뜨린 사람도 나쁜 사람이지만, 자동차 테러를 당하신 분도 사람들에게 공감을 구하듯 그런 사진과 그런 글을 올려서 뭘 하자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내 상식으로는 쌍둥이 자랑(?)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생각한다. 잘못된 것에는 경중이 있다. 그래서 재판을 해서 형량을 결정하지 않는가... 그렇지만 그 잘못을 저지르는 마음에는 경중이 없다고 생각한다. 주차를 아무데나 한 사람은 뭐 이정도야 애교지 라고 생각했을 것이고 타이어를 펑크낸 사람 역시 자기 판단으로는 그 정도야 애교지 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결국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귀찮아서 혹은 화나서 잘못을 저지르는 마음에는 경중이 없다고 판단된다.

갑자기 어린 시절 "물건 훔쳐간 놈이나 잃어버린 놈이나 다 똑같아"라는 이해할 수 없었던 선생님의 말씀이 떠 오른다.
상식이 통하는 그런 세상에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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