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분기호 ∫ 모르는 한국 공대 신입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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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 기사입력 2007-07-09 03:17 | 최종수정 2007-07-09 04:25 기사원문보기


[동아일보]

서울에 있는 한 명문대 공대의 1학년 수업 시간. 한 학생이 갑자기 손을 들었다.

그는 적분 기호를 가리키며 “저 표시가 뭔가요?”라고 물었다. 교수는 처음엔 어안이 벙벙했지만 곧 농담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경악했다.

미국의 유명 과학저널 사이언스는 최신호(6일자)에서 한 대학 강의실에서 벌어진 ‘거짓말 같은 사실’을 소개하며 한국 과학교육의 참담한 현실을 보도했다. 이 잡지는 서강대 화학과 이덕환 교수의 말을 인용해 “한국 과학교육이 전례 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고 전했다.

○ 서울대도 과학 보충수업

사이언스는 ‘세계의 이공계 대학 교육’이라는 특집에서 한국 고교 2, 3학년생의 3분의 2가 과학을 안 배운 채 대학에 진학하고, 대학은 이들을 위해 보충수업을 운영할 정도로 과학교육이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고 소개했다.

한 예로 서울대조차 이공계 입학생 5명 중 1명이 수업을 따라가지 못할 만큼 학력 저하 현상이 심각하다고 보도했다. 서울대가 올해 3월 물리심화과정을 듣기를 원하는 이공계 신입생 243명을 대상으로 물리 시험을 치른 결과 39명만 시험에 통과했다.

이에 따라 서울대는 내년부터 신입생들을 수학과 과학 실력에 따라 우열반으로 나누는 수준별 기초과학 교과 교육 개선안을 내놨다.

○ 지나친 정부 통제가 부실 불러

사이언스는 한국 정부가 최근 5년간 연구개발(R&D) 투자액을 2배 이상으로 늘렸지만 한국사회는 과학과 수학 교육을 경시하는 묘한 상황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그 원인으로는 기초과학교육의 부실을 꼽았다. 정부가 교과서에 무엇을 담을지 지나치게 통제하면서 교과서 집필자와 과학교사의 자율권이 훼손됐다는 것.

또 1990년대 중반 ‘입시부담을 덜어줘 학생들의 창의력을 높인다’며 추진한 교육과정 개편이 수학과 과학에 대한 경시풍조로 이어져 창의력을 떨어뜨렸다고 분석했다

사이언스는 과학교육의 파행을 막기 위해 교육과정 재개정을 요구하는 최근 한국 과학계의 움직임도 전했다.

○ 일본 중국은 과학 중시

사이언스의 이번 특집은 세계 11개국 이공계 대학들의 교육 현황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일본의 게이오대는 경영대나 인문계 학생에게도 실험실에서 유전자(DNA)를 분석하도록 하는 등 과학과 다른 분야의 융합을 강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중국의 경우 물리학과 학생들에게 영어 교육을 강화해 세계적인 연구진과 직접 토론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도록 한 둥난(東南)대 사례를 보도했다.

반면 한국은 이공계 진학 기피, 신입생 학력 저하 현상 등 기초적 문제가 집중 부각됐다. 과학계의 한 관계자는 “사이언스 측도 취재과정에서 최근 각종 올림피아드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한국에서 벌어지는 이 같은 기현상에 대해 적잖이 놀란 것 같았다”고 전했다.

사이언스는 이번 보도를 위해 오세정 서울대 자연대학장, 김도한 대한수학회장, 이덕환 서강대 교수, 민경찬 연세대 교수 등 많은 국내 과학계 인사를 직접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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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에 난 기사다.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최대의 목표인 우리의 고등학생들에게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대학에 들어가기만 하면 되는 것이지, 골치아프게 적분까지 알고 갈 필요가 뭐가 있겠는가? 적분을 몰라도 대학에 들어갈 성적만 유지하면 되는 것인데...

뭣 때문에 이런 어처구니 없는 사태가 발생했는지,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한국에서 공부한 사람들이 처음 미국으로 유학을 가면 동양에서 수학천재가 왔다는 소리를 듣곤했었다고 한다. 그런데 대학이나 대학원에서는 이 동양의 수학천재들이 꼬리를 내린다는 것이다.  획일적인 수학 교육을 받아온 우리 학생들에게 창의적 수학 해결 능력은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예전에 미국의 엑스터 고등학교에 다닌다는 학생을 여름방학 동안 가르쳤었는데, 그 때 그 학교의 수학 교재를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었다. (엑스터 고등학교가 미국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명문 고등학교라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다.) 개념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고, 오로지 문제들로만 가득 채워진 교재였는데, 그 문제들을 풀어나가다 보면 이상하게 개념도 머리속에 들어오게 되고, 수학의 각 단원별 연관관계에 대한 마인드 맵이 머리속에 그려지며 뭔가 재미있는 스토리가 만들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아마 이런 교재를 우리 학생들에게 던져 준다면, 1분도 되지 않아 이런 교재로는 공부 못한다는 불평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문제가 주제별로 묶여 있는 것도아니고 여기 저기서 아무련 규칙 없이 뽑아 놓은것 같지만, 풀다보면 너무나 정교하게 체계화 되어 있고, 그것들을 스스로 해결해 나가면서 스스로의 수학 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너무 부러웠었다. 언젠가는 우리도 저런 교재를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의 교육과 입시 현실에서는 실현성이 희박하지 않을까? 물론 이런 것들이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리라 기대하지는 않지만, (엑스터 고등학교의 교재도 수십년에 걸쳐 수학과 선생님들이 갈고 다듬은 작품이라고 한다.) 지금부터 시작을 해야 여러 아침 후에는 뭔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이제 대학 입시를 위한 교육이 아닌, 그야말로 백년지대계를 위한 교육을 해야할 때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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